기사 메일전송
솔깃한 ‘임대료 6개월 무료’… 사실은 ‘임차인 손해’
  • 김태용 기자
  • 등록 2023-05-15 18:24:07

기사수정
  • 전국 곳곳서 상가 공실률 확대로 장기 무료 임대 매장 확산
  • 임대료 6개월 무료보다 월세 낮추는 계약이 현명

부동산 침체에 따라 일부 임대인들이 ‘임대료 6개월 무료’라는 제안에 안경사 등 임차인들의 손해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시중의 한 안경원의 모습(이 자료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임대인이 매장을 계약할 때 월세 9백만원을 7개월 무료로 해준다는 말에 고맙게 생각해 선뜻 계약했습니다. 하지만 2년여 지나고 보니 무료보다 월세를 150만원 정도 깎았으면 불경기에 안경원 운영도 수월하고, 또 전체 지출도 적었을 텐데 7개월 무료라는 말에 덜컥 계약한 것이 후회막급입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지난 2021년 4월 모 상가 1층에 132㎡(약 40평) 규모의 안경원을 개원한 A원장은 월 임대료를 9백만원에 계약한 것을 뒤늦게 후회했다. 

 

상가 임대인의 배려(?)를 조금 더 따져보지 못한 것이 그 이유다. 

 

처음에는 임대료 900만원을 7개월씩 무료로 해준다기에 단순하게 6천 3백만원을 이익 본다고 쉽게 생각했는데, 만약 임대료를 150만원을 깎아서 5년 임대했으면 월 150만원을 5년(60개월)을 곱하면 9천만원을 줄여서 오히려 2천 7백만원을 절약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현재 A원장처럼 ‘임대료 6개월 무료’와 유사한 계약으로 손해를 보는 안경사들은 서울과 김포 신도시 등 수도권에 폭넓게 퍼져 있다. 

 

국내 경기의 장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위축으로 ‘임대료 6개월 무료’ 등을 내세우는 임대인이 늘면서 개원을 앞둔 안경사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매장 계약 전 철저한 상권 분석 중요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의 올해 1분기 공실률에 따르면 전국의 평균 공실률은 13.3%이다. 

 

이중 세종시가 21.5%로 가장 심하고, 낮은 지역은 서울 명동지역의 8.6%이다. 경제 상황이 정상적일 때 공실률이 4%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세종시는 10곳 중 2곳, 명동은 10곳 중 1곳으로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전국 각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가 공실률은 겉으로 드러난 수치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동안 A급 상권으로 불리던 서울 이대앞 상가는 수년째 상권이 초토화되어 대다수 매장이 비었고, 초역세권으로 인기를 모았던 판교, 광명, 안양, 평촌 지역에 이어 지식산업센터 건설로 부동산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하남, 남양주, 송탄의 상가 공실률은 80~90%에 이른다. 

 

심지어 과천지역의 일부 상가들은 95%의 공실률을 보이고, 이 같은 현상은 강남 잠실까지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에 이은 장기 불경기 여파로 2~3년 전부터 전국 곳곳에 ‘임대료 6개월 무료’라는 팻말이 나붙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전북 전주시 송천동의 한 주상복합 상가는 1년간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결국 장기불황에 따른 상권의 붕괴로 안경원을 개원하려는 안경사는 철저한 상권 분석과 임대료의 최저 계약이 중요하다.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계약은 임차인 불리

서울 마포 공덕역 인근에서 L부동산을 운영하는 K사장은 “상가 임대인들이 공실을 없애기 위해 ‘임대료 6개월 무료’라는 고육지책을 쓰지만, 실상은 임대료를 낮추면 상가 매매가가 하락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몇 달씩 무료로 세입자를 끌어 모으는 것”이라며 “최근 우리나라 상권은 5년 후 10년 후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 임대료 무료보다는 월세를 철저하게 낮추어 지출을 줄이는 것이 현명한 계약”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도 평택 송탄 신도시에서 M부동산에 근무하는 Y중개사는 “근래 상가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6개월 이상 제시하고 있는데, 요즘의 상가는 불경기 여파로 대부분 하락세여서 귀에 솔깃한 조삼모사(朝三暮四) 같은 계약은 절대 피해야 한다”며 “상가를 계약할 때는 ▶임대인과의 대화 녹취 ▶월세 차임은 3기로 조정하고 ▶매장 원상복구는 유리하게 협의하며 ▶화해조서는 절대 금물이며 ▶월세 인상은 5% 내외 ▶계약기간 후 5년간 재계약 요청 가능 등 임차인에게 유리하게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경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개원을 앞둔 안경사들의 현명한 매장 계약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출처: 옵틱위클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연령 가리지 않는 녹내장… 젊은이들 3배↑ 근래 젊은 층에서 녹내장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효과적인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관련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녹내장 환자는 87만명으로 이중 30대 환자는 2.4%에 불과한 2만 1천여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녹내장 환자 119만명 중 30대가 6.1%인 7만 3천여명...
  2. 전문신문협회, 홈페이지 새 단장 한국전문신문협회(회장 김광탁)가 새로운 감각을 반영한 홈페이지(kopma.kr)를 개편했다.  지난 10일부터 새롭게 오픈한 홈페이지는 국내 전문산업계를 대표해서 발간되는 200여 언론사들의 구심체로서 회원사의 결속을 도모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홈페이지는 크게 ▶협회소개 ▶회원사 ▶협회활...
  3. 안경사법 없는 중국… 개인까지 온라인서 도수테 저가 판매 우리나라 안경원이 중국처럼 안경사법이 없다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만약 우리나라도 중국처럼 누구나 법적 제재를 받지 않고 집이나 사무실에서 온라인을 통해 도수 안경테를 초저가로 판매한다면 안경원은 어떻게 될까.  수년 전부터 눈 건강의 최일선 보루인 중국 안경원들이 최소한의 보호막도 없는 가운데, 수많은 온라인 ...
  4. 모든 것이 감사한 한가위를 맞으며 요즘 우리나라 안경인들의 기분은 어떨까.  기분이 좋은 안경인이 많을까 아니면 걱정 많은 안경인들이 많을까.  사업이 거침없이 잘 되고 미래 전망도 밝은 안경인이라면 하루하루가 즐거울 것이고, 사업이 힘들고 걱정이 많은 안경인은 우울한 기분일 것이다.  마음이 우울한 안경인이 많으면 대한민국 안경산업의 사기가 떨어...
  5. 피곤한 눈(眼)에는 ‘니콘 릴랙씨’ 하루 반나절 이상 디지털기기 앞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의 눈 피로를 낮추는 효과적인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최근 ㈜에실로코리아(대표 소효순)에서 이에 대한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지난 4월의 관련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 하루 평균 이용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