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언급했듯이 본 논고에서는 파킨슨 환자의 시력교정 사례를 살펴보며, 안경사의 역할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사례로는 올해 78세의 남성 파킨슨 환자로 지난 십 년간 교정시력에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으나 최근 근•원거리 시력 저하를 느껴 내원한 환자다.
다른 시각적 문제로는 복시, 착시, 환각시, 독서시 피로감, 대비감도 감소, 그리고 빛에 대한 강한 민감반응 등을 호소했으며, 기저질환으로는 파킨슨병 이외의 다른 것은 없었다.
이 환자는 레보도파 제제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가족력은 없었다. 안경을 쓰지 않는 경우 복시를 지속해서 보게 되며, 프리즘 안경을 착용하면 복시가 해소되는 상태였다.
몇 년간 다초점 안경에 익숙해졌기에 새로운 다초점 안경을 처방받고자 했다.
검사를 통해 환자의 폭주력이 눈에 띄게 감소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 원거리에서는 약한 내사위, 그리고 근거리에서는 강한 외사위를 측정할 수 있었다.
이는 진행성 파킨슨 질환에서 대부분 발견되는 폭주력 부족 증상이 시작된 것이다.
이 같은 검사에는 환자의 목 근육 경직과 머리 기울임 등의 자세도 처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환자의 요청에 따라 서로 다른 3가지 안경을 처방하게 되었다. 먼저 원•근거리 서로 다른 프리즘 효과를 가진 이중초점렌즈 안경을 처방하였다.
이때 특수렌즈가 필요한데 이에 관해서는 추후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두 번째 안경은 원•근거리 동일한 프리즘을 가진 다초점렌즈를 처방하였는데, 이 안경의 경우 고도의 시각적인 요구가 없는 일상용으로 사용이 제한된다.
마지막으로 근시용 프리즘을 처방한 근용 단초점 안경을 처방했다.
파킨슨 환자의 안경 처방의 경우 초점거리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의 폭주력 부족과 시각 유연성의 부족으로 인해 오차 발생 시 즉시 복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파킨슨 환자의 머리 기울어짐과 근육 경직을 상쇄하기 위해 독서대, 에센바흐사의 스크린 리더 역시 추가로 처방했다.
파킨슨 환자의 경우 머리가 기울어지는 등의 자세 불안정성으로 인해 독서 시 최대한 몸을 곧게 펴는 것이 좋다.
위 환자의 경우 우안 시력 0.6, 좌안 시력 0.7로 아직 꽤 좋지만 해당 처방으로 더 오래 독서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근거리 시력은 단연 단초점 안경에서 최상의 결과를 나타냈지만 많은 환자의 경우 다초점 안경을 계속 착용하고 싶어 한다.
결론적으로 파킨슨 환자의 시력교정 처방에 있어서 특히 양안시 검사를 세밀하게 진행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이나 녹내장과 같은 기타 파킨슨병의 동반 질환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않았지만 검안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했고 추가 안과 검사를 수행하였다.
논의한 사례의 환자처럼 파킨슨 환자들의 경우 안정적인 교정시력을 유지하다가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전형적으로 폭주 부족이 나타나 수평 사위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 환자의 경우 시각적 적응성이 매우 낮기에 모든 양안시 검사를 정확히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 환자가 안경을 착용하고 생활할 거리에서 검사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용 안경의 경우 폭주력 지원을 위한 프리즘 효과가 근용 가입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적절한 사용거리에 맞게 설계되지 않으면 융합이 일어나지 않는다.
약물 효과도 고려해야 하기에 약물 복용 직전이나 약물을 교체한 직후에는 가급적 검사를 피한다.
블루라이트 차단렌즈를 사용하면 산란광이 적고 대비감도 역시 향상시킬 수 있기에 권장하는 편이다.
대비 감도는 최적의 조명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데, 파킨슨 환자의 경우 일반인 보다 그 정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적절하지 않은 조명의 경우 파킨슨 환자에게 방향감각 상실 등 시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안구건조증 역시 치료해야 대비감도가 개선되기에 안과적인 치료 역시 계속해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시기능 훈련을 통해 시각적 유연성 및 폭주력을 일부 개선할 수 있지만, 이미 파킨슨 환자의 경우 많은 다른 치료들을 받고 있기에 시기능 훈련까지 받을 여력이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안경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안경사들의 세밀한 처방이 파킨슨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를 위한 파킨슨 질환 관련 신약과 치료법의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길 바란다.
출처: 옵틱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