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초점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면 어린이의 근시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오하이오대학 연구진은 만 7세부터 11세 사이 근시 어린이 2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다초점 콘택트렌즈의 초점력이 강할수록 근시로 악화되는 속도가 현저히 늦어졌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근시가 되면 가까운 사물은 볼 수 있지만 원거리 시력이 약해지는데, 다초점 콘택트렌즈의 중앙부는 망막에 초점을 형성해 근시의 원거리 시력을 개선할 수 있다.

이때 눈의 비정상적인 성장을 막아 주는 것은 다초점 콘택트렌즈의 외측부로, 이 외측부는 주변 광선을 망막 앞으로 모으는 초점력(focusing power)을 강화시키고, 이처럼 망막 앞에 초점이 형성되면 눈의 성장이 둔화한다는 것이 동물실험에서 밝혀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단일 초점안경이나 보통 콘택트렌즈는 망막 뒤에 초점을 형성해 안구가 계속 성장하게 자극하는데, 실제로 근시 진행과 안구 성장을 늦추는 효과는 다초점 콘택트렌즈의 초점력에 비례해 커졌다.

연구진이 3년간 근시가 진행한 정도를 보면 렌즈의 초점력이 강한 그룹이 평균 -0.6 디옵터, 초점력이 중간인 그룹이 -0.89 디옵터, 단일시(single vision)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사용한 그룹이 –1.05 디옵터였다.

이는 3년간 강한 다초점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면 최고 43% 가량 근시 진행을 늦출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의 관계자는 “하지만 여전히 다초점 콘택트렌즈를 어느 정도 오래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인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또 콘택트렌즈 사용을 중단했을 때 근시 진행을 늦춘 효과가 어느 정도 유지될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립보건원(NIH) 산하의 국립연구소(National Eye Institute)가 지원했고, 관련 논문은 지난달 11일 미국의사협회 저널(JAMA)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