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장병들이 사용할 전투용 안경의 납품 입찰 과정에서 대구의 한 안경 제조업체가 군납 실적을 허위 기재해 80억원 규모의 안경을 낙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지난 5월 96억원 상당의 전투용 안경의 군납입찰에서 당시 80억 5천여만원의 납품가를 제시한 대구의 A社가 최저가로 낙찰 받았으나 이후 A사가 납품 실적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특종 보도되면서 세간의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23일 대구MBC는 9시뉴스에서 A사가 지난 1월 방사청에 입찰할 때 실적증명원에 8억원 상당의 고글을 납품한 실적이 있다고 기재했으나 확인 결과 예전에 고글을 납품한 사실이 없는 것은 물론 고글 생산사례도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보도에서는 A사가 일반 안경을 납품한 내역을 고글로 품목만 바꿔 방사청에 제출한 의혹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전투용 안경의 입찰 사업을 진행한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우리 청은 이번에 낙찰 받은 업체에 대해 사전에 철저하게 서류 검토를 거쳐 선정했다”며 “다만 최근 A사에 대한 의혹 문제가 접수된 후 방송사에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청하는 등 면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그는 “지금은 내부적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기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재입찰 등은 결정된 것이 없고, 추후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찰자격 없는 업체의 낙찰에 불만 팽배
이번 전투용 안경의 입찰에는 모두 7개 제조업체가 참가했는데, 한 탈락 업체의 관계자는 “명색이 국책사업인데 서류심사를 허술하게 처리한 것도 문제지만, 입찰자격도 없는 업체를 낙찰업체로 선정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내부 조사도 필요하겠지만 우선은 경찰조사를 시작해 모든 의혹을 조사한 후 문제가 있으면 처음부터 입찰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군납에서 허위 실적 의혹이 불거진 전투용 안경은 육군의 워리어 플랫폼사업의 일부분으로 육군은 모든 전투원에게 방탄복과 방탄헬멧, 조준경 등 33종의 전투 피복과 전투 장비로 구성된 미래 전투체계인 워리어 플랫폼을 2030년까지 보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에 군납 실적의 허위 기재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투용 안경 납품은 시간적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의 한 안경제조업체 관계자는 “입찰에 떨어진 업체가 제보해 불거진 이번 군납의혹은 아직 명확하게 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군납 비리는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는 일이기에 만약 위법사실이 확인되면 한동안 대구의 전체 안경제조업체들이 불신을 받을 것”이란 우려를 밝혔다.
한편 A사 측은 본지의 취재 요청에 ‘할 말이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