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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안경업계’ 쇄신은 선택 아닌 필수
  • 합동취재반
  • 등록 2020-01-31 20: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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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웨어는 ‘흐림’ • 안경렌즈는 ‘맑음’ • 콘택트렌즈 ‘건조’ • 프렌차이즈 ‘쾌청’
  • 각 분야마다 쇄신작업 시급

아이웨어

현재 내수 안경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는 위기 수준이다.

 

안경 생산을 위한 인프라가 급격히 무너지며 부자재의 원활한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

 

심지어 신제품을 생산할 때도 샘플만 만든 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야말로 도금이나 코팅을 제외하고 중국에서 부속을 구해 안경을 조립해 출시하는 것이 국내 안경생산의 현주소다.

 

여기에 더해 디자인 개발에 종사하는 전문 인력도 거의 전무하다. 공장 대부분이 전문 인력을 가동시킬 여력이 부족한 때문이다.

 

대구 안경 제조업체의 92%가 종업원 3인 이하의 영세업체(통계청, 2017)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 안경산업의 디자인 개발 여력은 극히 미약한 것을 알 수 있다.

 

대구3공단의 한 안경 제조업체 대표는 솔직히 대구에서 생산되는 안경테의 80% 이상은 이전 히트 제품의 디자인을 약간 변형한 모델과 해외 유명 컬렉션의 카피제품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조금 팔린 제품은 디자인 원형 틀이 돌고 도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국내에서 유일한 안경디자인학과가 대구보건대학교에 개설됐으나 신입생 미달로 결국 2014년 폐과했고, 지금은 손재주 있는 업계인들과 다른 분야의 디자인 전공자들이 안경을 디자인하고 있는데, 이들을 거쳐 생산되는 안경도 매우 제한적이다.

 

현재 이태리와 함께 세계 아이웨어 디자인의 양대 축으로 성장한 일본은 나고야의 기쿠치전문학교를 비롯해 총 5개의 안경전문학교를 통해 체계적인 안경 디자인 교육이 진행되고,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안경 디자인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내 경기가 장기 불황에 접어들면서 안경원의 매출이 지난해 9월부터 급락, 안경 제조업체나 유통사들은 유례없는 불경기를 겪고 있다.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일 정도로 매출의 바닥세에 빠져 있는 것이다.

 

안경원에서 어느 정도 판매가 이루어져야 생산이나 유통이 활동 여력이 생기는데 경기가 바닥이다 보니 운신의 폭이 거의 없는 것이다.

 

지금 국내 안경 생산 및 유통업계는 겨울 혹한의 한가운데 서 있다.

 

국내 안경 제조산업은 빨간불 그 자체다.

 

 

안경렌즈

국내 안경산업을 그나마 유지시켜주는 품목이 안경렌즈다.

 

업체 간의 신제품 개발 경쟁도 치열해 각종 기능성 안경렌즈가 앞 다투며 개발되고 있다.

 

그만큼 안경렌즈는 안경원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아이템이다.

 

현재 국내 안경렌즈 제조업체는 기능성 렌즈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일례로 어느 업체에서 근적외선 렌즈를 출시하면 곧이어 2~3개월 후에는 같은 기능의 렌즈를 출시할 정도로 개발 의욕이 왕성하다.

 

이런 기술 경쟁의 덕분으로 5~6년 전 출현한 UV차단은 이제 안경렌즈의 필수코팅이 됐고, 청광과 근적외선 차단렌즈는 기본 구색 상품이 되었다.

 

제조사들의 이 같은 열정적인 개발 노력은 안경원에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있다. 더구나 국내 누진렌즈 시장은 잠재력이 엄청 크다.

 

국내의 누진렌즈 착용률이 7%에 불과한데 비해 유럽은 40%가 넘고, 가까운 일본은 30% 중간대를 웃돌고 있다.

 

한 외국계 안경렌즈 유통업체의 관계자는 한국의 누진렌즈 착용률을 20% 정도만 끌어올리면 안경원은 매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장미빛 국내 안경렌즈가 한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바로 안경렌즈의 저가격 판매이다. 외국의 가격과 비교할 것도 없이 안경렌즈 소비자가격이 담배 한 보루 값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본지에서 지난 20188월 안경사 3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7.4%안경렌즈의 소비자가격을 현재보다 인상해야 한다고 응답할 만큼 안경사의 인상 욕구는 절대적이다.

 

누군가 어깨를 툭 치면 바로 인상바람이 불 태세다.

 

또 안경렌즈 유통업체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또 있다.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생산된 제품이 쏟아져 들어와 가격을 흐리면서 안경원의 마진율도 덩달아 하락시키고 있다.

 

남대문에서 안경렌즈를 유통업체 대표는 자금 회전율이 빠른 단초점렌즈의 수요가 갈수록 감소해 걱정인데, 여기에 저가품의 공급이 늘고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경원을 웃기고 울리는 안경렌즈. 뭐니 뭐니 해도 안경렌즈는 가격 인상이 개선해야할 1순위다.

 

 

콘택트렌즈

현재 콘택트렌즈는 전 세계적으로 AR(증강현실) 열풍 한가운데 빠져 있다.

 

콘택트렌즈에 당뇨병이나 혈압을 체크해주는 새로운 콘택트렌즈의 출현이 코앞까지 다가온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콘택트렌즈 시장의 현실은 절대 밝지가 않다.

 

왜냐하면 201111월에 개정 공포된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 제12, 일명 콘택트법에 의거해 모든 콘택트렌즈를 오직 안경원에서만 판매할 수 있음에도 안경원이 일명 콘택트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년 전부터 제조 유통업계는 안경원에 불만이 많다.

 

솔직하게 말하면 콘택트렌즈 제조업체들은 온라인 판매를 희망하고 있다. 정부에서 2010년경 콘택트법의 제정을 위해 업계에 질의를 할 때 너나없이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았음에도 정작 업체에 돌아오는 혜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안경원이 앞 다투어 콘택트렌즈를 가격경쟁의 아이템으로 이용하며 제조 구입가를 턱없이 내림으로써 제조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컬러렌즈의 강국으로 일컬어지는 한국산 렌즈가 젊은 세대들이 이용하는 포털사이트의 패션관련 커뮤니티에 콘택트렌즈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을 쉽게 찾을 정도로 가격 구조가 엉망인 것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콘택트렌즈 생산업체의 관계자는 국내 업체의 비중이 적어도 50% 이상을 상회해야 콘택트 시장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동남아와 EU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산 서클, 컬러렌즈의 사례처럼 우리가 잘하는 아이템에 집중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는 특히 당뇨측정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국산업체가 앞설 수 있는 분야로, 이에 대한 R&D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일부 안경원에서 벌어지는 가격경쟁이 멈추는 것이 안경원에서 유일하게 판매하는 콘택트렌즈를 살리는 길이다.

 

더구나 근용안경의 온라인 판매를 위한 개정안이 폐기됨으로써 콘택트렌즈의 온라인화가 멀어진 이때 콘택트렌즈는 안경원이 꽉 잡고가야 할 안경사가 절대 놓칠 수 없는 아이템이다.

 

 

프랜차이즈

201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제로 안경업계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과 달리 안경 프랜차이즈 업계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3년 후에는 국내에 체인 안경원이 전체적으로 50%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안경원 프랜차이즈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불경기의 영향이 적지 않다.

 

1인 안경원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취약한 경쟁력이 체인에 가입할 경우 각종 제품부터 운영 시스템, 교육까지 공급받음으로써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의 발전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안경원 원장은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독립 안경원은 줄어들고 프랜차이즈의 비중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 안경 프랜차이즈 업체의 관계자는 자사의 가맹률을 감안할 때 현재 1만여 국내 안경원 중에서 프랜차이즈의 점유율은 적어도 5년 내에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체인본부의 무리한 가맹비와 로열티로 가맹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9월 가맹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는 체인본부에 한해서만 가맹사업을 허용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공정위는 본부가 광고판촉 행사 전에 일정 비율 이상 점주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내용도 마련할 예정이어서 가맹점주들의 경영 여건이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부산의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향후 안경체인사업은 치열한 경쟁시대로 접어들 것이고, 따라서 우리만의 독특한 사업기획과 아이템이 중요한 승부수가 될 전망이라며 어떤 사업이든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것이기에 성공한 안경 프랜차이즈의 첫 번째 조건은 고객들로부터 안경사 전문성과 신뢰성을 인정받는 교육이 사업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어느 곳이든 하나의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바로 가맹점과 체인본부가 동반성장이다.

 

그러나 쉽고도 어려운 것이 동반성장이다.

 

업계의 식자들은 본부와 가맹점의 성공의 열쇠는 동반성장에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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