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때로는 정면에서 쏟아지는 햇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특히 태양의 위치가 낮은 아침이나 저녁은 역광으로 인해 보행자나 마주 오는 차량과의 충돌사고가 발생하기 쉽고, 무엇보다 장시간 강한 햇빛에 노출되는 것은 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버스나 택시기사들은 선바이저를 내리거나 선글라스를 쓰는 등 나름의 대책으로 눈을 보호할 수 있지만, 똑같이 야외에서 운행하는 열차 기관사, 그 중에서도 일본의 철도 기관사들이 선글라스를 착용한 것을 보기란 쉽지 않다.
예전에는 접객 매뉴얼따라 미착용
이러한 일본의 철도관습을 깨는데 JR서일본이 처음으로 발 벗고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 JR서일본의 긴키지역 일부 재래선 기관사들에게 선글라스 대여가 실시되고 있는 것.
기간은 2020년 2월 하순까지로 3월 이후엔 재래선 운행을 담당하는 전 지사로 확대될 예정이다.
기관사들의 눈을 보호할 선글라스는 렌즈 제조업체 타렉스社의 편광렌즈를 장착했는데, 이 렌즈는 피로완화에 큰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선글라스 도입의 계기가 된 것은 ‘석양이나 아침 해가 눈부셔 신호를 확인하기 어렵다’ ‘브레이크 조작이 지연될 뻔했다’는 등 기관사들의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고베선의 경우 직사광선의 영향을 받기 쉽고, 바다 옆을 지나는 기세이 본선은 해면에 반사된 태양광으로 시야가 가려지는 경우가 있다는 불만이 많았다.
그간 JR서일본에서는 몸가짐에 대한 사내 접객 서비스 매뉴얼 준수로 색깔이 들어간 안경과 선글라스를 인정하지 않았기에 선글라스를 개별적으로 구입해 착용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고객 안전 위해 선글라스 도입
JR서일본 철도본부 운수부의 가네마루 나오시 과장은 선글라스의 도입 배경에 대해 “2005년 후쿠치야마선 탈선사고 이후 현장의 위험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승무원의 의견을 진지하게 검토해 반영하는 풍토가 생겼다”며 “기관사들끼리도 햇빛은 물론 여름철에는 어느 곳의 나무가 우거져 신호등이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위험 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그는 “고객의 안전을 위해 운전기사의 시력을 보호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므로 기관사의 자격 조건을 저해하지 않는 선글라스를 적극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시행 중인 선글라스 대여에 한 기관사는 “햇빛 때문에 눈을 게슴츠레 뜰 수밖에 없어 눈이 피로한 경우가 많았다”며 “선글라스 도입은 생각도 못했던 일인데, 이번 조치에 두 손 들고 환영한다”고 만족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