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산업이든 라이프 사이클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 안경산업은 어디쯤에 있을까.
분명 국내 안경산업이 도입단계는 지났을 터이고, 그렇다고 성장기나 안정기도 아니고 보면 어디쯤에 와있는지는 대충 짐작이 된다.
모든 산업은 3가지 요건 중 하나만 걸려도 침체한다고 알려졌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거나, 시대변화에 대응 못하거나, 또 경제의 기본을 지키지 못하면 침체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2004년에 골프장이 178곳이던 것이 10년 조금 넘는 사이에 600개로 늘어나 심한 가격경쟁에 내몰렸다. 마치 국내 안경원이 2000년대 초까지 5천여 곳이던 것이 지금은 1만 곳이 넘으면서 가격경쟁에 빠진 처지와 비슷하다. 공급의 불균형으로 벌어진 침체다.
세계적인 필름 생산 업체였던 코닥이 몰락한 것은 시대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시장이 급변할 때 필름산업이 힘도 못쓰고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무연탄 산업이 몰락한 주요 원인도 따져보면 시대변화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린 때문이다.
노동집약형인 섬유산업은 경제의 기본을 벗어나 침체한 경우에 속한다. 섬유산업의 특성상 값싼 노동력이 가능한 개발도상국에서 먹히는 산업이지만, 어쨋거나 국내 섬유산업이 침체된 이유는 경제의 기본 틀인 고임금 체재로 전환된 때문이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24시간 편의점이 새벽영업을 접는 것은 경제의 기본을 벗어나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의 보도를 놓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와 언론 매체가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언론사들은 최근 방심위가 남북 정상회담을 ‘정부 공식발표’를 토대로 보도하라는 지침에 극력 반발하고 있다.
국가나 단체는 공공의 이익과 질서를 위해 종종 보도 자제와 비밀 유지를 요청한다. 또 언론사들은 이런 보도 자제 요청이 국민복리를 위한 목적이라면 이를 따른다. 사실 보도보다 앞선 것이 사회 안녕과 질서 유지이기 때문이다. 정부이든 단체이든 언론사에 일정 시간 보도 자제를 요구하는 엠바고는 종종 있는 일이다.
최근 대안협이 본지에 보건복지부 차관 면담 사실을 보도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협회가 오랜만에 정부기관에 안경사의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개선을 요청한 것이어서 자칫 성급한 보도가 관계 개선을 그르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보도의 자제를 요청한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대안협은 최근 협회에 구성한 법무팀의 수석변호사를 자신들이 작성한 인터뷰 기사의 게재를 요청했다.
신문사가 인터뷰도 하지 않은 기사를 협회가 특정 매체도 아니고 이곳저곳에 보도를 요청하는 것은 도가 지나친 요구이다. 자신들이 작성한 인터뷰 기사를 게재 요청하는 것은 그 옛날 군사정부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관제보도는 별다른 것이 아니다. 자신들 입맛대로 ‘기사를 넣어라, 넣지 말라’는 것이 바로 관제보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