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경계에 “사업 어떠신가”하고 묻는 인사가 많다. 예전처럼 평상시에 묻는 인사가 아니라 서로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묻는 인사다.
예전에는 그럭저럭 지낼만하다는 마음에서 건네던 인사였는데 요즘은 갈수록 황폐해지는 업계를 걱정하며 건네는 인사다. 그만큼 요즘 안경원의 형편이 너무 안 좋다. 해마다 비수기에 어김없이 겪는 일이라고 예사롭게 넘길 수 있겠지만,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 이곳저곳이 노쇄화되어 황폐해지는 것임을 금세 알 수 있다. 밝은 양지보다 어두운 음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넓어지는 것이 요즘 안경업계의 상황이다.
그동안 본지가 수십 차례 외쳐온 안경원의 빼앗긴 9가지 장비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의기법 시행규칙에서 9가지 장비가 삭제된 지 3년이 다되고, 올해 2월부터는 법을 개정해 다시 찾아올 수 있는데 8개월이 지난 이 시간까지 장비를 찾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말로는 노력하고 있다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움직임이 거의 없다.
안경사를 대표하는 협회가 무슨 배짱으로 세상을 포기한 사람처럼 세월만 낚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임기가 거의 다 되었다고 시간만 보낸다는 소리가 협회 안팎에서 흘러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안경사들이 빠른 시간 안에 안경원 장비를 찾아오지 못하면 어느 순간에 큰 사단이 벌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에 안경원 개설이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워진 것도 큰 코를 다칠 수 있는 전조현상으로 봐야 한다.
예전에는 안경원을 개설하려면 보건소 담당직원이 안경원을 방문해 시설과 장비를 확인한 후 허가가 나왔는데, 지금은 서류만 제출하면 인테리어 공사 중에도 담당자의 확인 없이 일주일 안에 허가가 나온다.
혹자는 안경원 개설이 너무 쉬워졌다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국가 면허인은 정부에서 적당하게 간섭하고 제재해야 국민에게 인정도 받고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더구나 안경사들이 바짝 긴장해야 되는 것은 안경원 장비를 관계당국에서 직접 칼을 들고 삭제했다는 점이다. 누구보다 안경사제도를 보호하고 고도화시켜야할 관계당국이 안경사들의 장비를 무장해제를 시킨 것은 마치 전쟁터에서 군인의 총을 뺏은 것과 같다.
다시 말해 정책당국이 법적으로 장비 하나 없이 개설되는 안경원에게 언제까지 생계사범에 불과한 돋보기와 수경을 맡기고, 또 콘택트렌즈의 고유 판매를 보호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옛말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적은 힘으로 해결할 일을 큰 힘을 들이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지금은 상상도 하기 싫지만 어느 날 느닷없이 안과 쪽에서 법적인 근거를 들이대며 안경원의 검안장비를 없애라고 시비하면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곳이 지금의 안경원 처지이다.
이런 이유에서 안경사들은 악착같이 안경원의 9가지 장비를 찾아와야 한다. 특히 협회는 무능해서 빼앗긴 장비를 예전보다 더 좋게 찾아오겠다는 사탕발림보다 9가지 장비를 찾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은 말장난할 때가 아니다.